1. 인터뷰

클래식 음악과 스포츠의 의외의 공통점? 도쿄 필 ‘제9’을 맡은 젊은 지휘자 데구치 다이치가 바라보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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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열리는 도쿄 필하모니 교향악단 베토벤 ‘제9’ 특별 연주회 Presented by Rakuten.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의 무대에, 올해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젊은 지휘자 데구치 다이치가 초청됐다. 클래식 음악의 즐거움과 감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그는 미래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그 속에는 어딘가 스포츠와 닮은 ‘열정’이 담겨 있다.

어릴 적, 음악 시간에 한 번쯤은 독일 작곡가 베토벤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웨이브가 진 은발과 빨간 목도리가 그려진 초상화로 익숙한 루트비히 반 베토벤 말이다. 그가 작곡한 ‘엘리제를 위하여’나 ‘운명(교향곡 5번)’은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아도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다. 이번 연주회에서 연주될 ‘교향곡 제9번’, 일명 ‘베토벤9번’ 역시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명곡이다. 특히 ‘환희의 송가’ 멜로디로 유명한 마지막 4악장은, 교향곡에 처음으로 성악, 즉 합창이 도입된 혁신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 연말, 도쿄 필하모니 교향악단이 ‘베토벤9번’을 지휘할 지휘자로 초청한 인물이 바로 데구치 다이치다. 그는 ‘음악 장르의 경계를 허문다’를 인생의 주제로 삼는, 클래식 음악의 신예 지휘자다.

“12월이면 일본 전역의 오케스트라가 ‘베토벤9번’을 공연합니다. 말하자면, 각 오케스트라의 실력이 비교되는 자리입니다. 그런 중요한 프로그램에 신인인 저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어떤 연주가 될지 기대가 크고, 매우 설렙니다.”

차분히 소감을 전한 데구치 씨지만, 이번 초청을 받았을 때 마음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였다. 도쿄 필에는 이미 수백 차례 공연을 경험한 연주자들이 있는 가운데, 그가 프로 오케스트라를 상대로 교향곡 제9번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큰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하지만 한편으로, 혁신적인 작품인 ‘베토벤 9번’을 누구보다 신선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긍정적 감정이 그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지휘에는 제 노력에 따라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도, 청중도, 좋은 연주를 통해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휘자인 저의 역할입니다.”

좋은 연주를 위해 데구치 씨는 매일 끊임없이 노력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휘자의 연습이 연주자와 달리 대부분 공부에 가깝다는 것이다. 사전처럼 두꺼운 악보를 반복해 읽으며 음악을 몸에 새기고, 동시에 곡의 배경에도 주목한다. 작곡가의 의도, 곡이 쓰인 시대 상황, 영향을 받은 요소 등을 다양한 자료에서 연구한 뒤 콘셉트를 정하고 연주자들에게 방향을 전달한다. 그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의 과정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에 비유해 설명했다.

“혼자 지휘대에 서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마운드의 투수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직접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분석과 계획을 통해 팀을 구성해 나가는 감독과 같은 역할이기도 합니다.”

야구에서 매 순간 펼쳐지는 승부와 늘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이 매력이라고 말하는 데구치 씨는, 스포츠와 음악 사이의 공통점을 느낀다. 많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진정한 엔터테인먼트가 그가 목표로 하는 세계다.

“저에게 클래식 음악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어디까지나 음악의 한 장르일 뿐입니다. 한때 록 밴드를 하던 시절도 있었고, 재즈도 즐겨 듣습니다. 평소 베를린에서 생활하며 클럽 음악도 친근하게 접하고 있죠. 음악은 장르를 넘어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즐겼으면 합니다.”

“오히려 야외 페스티벌처럼,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잔디에 누워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열린 무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데구치 씨는 클래식 음악 특유의 엄격함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클래식 음악은 당시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진하게 담고 있는 드문 장르다. 낯선 세계를 접하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새로운 깨달음이 바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이다.

“지금은 다양화와 동시에 흩어졌던 것들이 점차 융합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 흐름이 결국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게 만들죠.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와 클래식 음악이 연결되면 새로운 재미가 생기고, 서로의 팬층이 오가는 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엔터테인먼트라는 큰 세계 안에서 갈래들이 시너지를 내는 방식을 계속 고민하고 싶습니다.”

긴장감과 깊이 있는 매력은 클래식 음악의 특징이지만, 유연한 사고를 가진 데구치 씨의 이야기를 통해 “딱딱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바쁘고 조급해지기 쉬운 연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잠시 마음을 리셋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별함이 느껴지는 멋진 어른의 시간을 즐겨보길 권한다.

TEXT : Keisuke Honda
PHOTO : Ryo Kuzuma
EDIT : Yohsuke Watanabe(IN FOCUS)

  • 지휘자
    데쿠치 다이치

    오사카부 도요나카시 출신.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15세부터 호른을 시작했다. 간사이학원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후, 도쿄음악대학 작곡·지휘 전공(지휘)을 졸업했고,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을 마쳤다. 제17회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 지휘 부문에서 일본인 최초로 우승했으며, 쿠세비츠키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최고상과 오케스트라 특별상을 수상했다. 2022년 7월에는 도쿄 필하모니 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일본 데뷔를 치르는 등, 베를린과 도쿄를 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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