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스포츠 관람에는 언제나 좋은 음식이 함께한다. 최근 각 구단과 경기장에서 ‘스타디움 푸드’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비셀 고베의 경기장 먹거리도 눈길을 끈다. 홈구장 노에비아 스타디움 고베(노에스타)에서는 선수가 직접 감수한 도시락을 비롯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메뉴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경기 시작 전 이미 매진되는 상품도 많아, 서둘러 맛보는 것이 좋다.

스포츠 관람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금세 배가 고파진다. 꽤 긴 거리를 걸어야 하고, 대기 시간도 길며, 경기가 시작되면 목이 쉬도록 응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사는 경기 후에 천천히 하자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금세 에너지가 바닥난다. 그럴 때는 무엇보다 든든한 도시락이 제격이다.

비셀 고베는 올 시즌, 홈구장 노에스타에서 열리는 전 경기에서 고베의 전통 도시락 전문점 ‘아와지야’와 협업해 선수가 직접 감수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아와지야는 1903년 창업한 전통 도시락 전문점으로, 신코베역을 비롯해 효고현 내 주요 역과 백화점, 상업시설에 다수 입점해 있다. 오랜 역사와 꾸준한 인기로 고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고베 명물’이다.

선수가 감수한 도시락은 총 5종류로, 경기마다 일부 메뉴가 판매된다. 이날은 미야시로 다이세이 선수의 ‘불고기 곱창 도시락’, 사사키 다이주 선수의 ‘이탈리안 도시락’, 그리고 마스코트 ‘모비’가 감수한 ‘모비의 욕심쟁이 도시락’이 판매됐다. 등번호 12번인 모비도 훌륭한 ‘선수’ 대접을 받는 모습이다. 야마가와 테츠시 선수의 ‘더블 가라아게 도시락’과 무토 요시노리 선수의 ‘고기 듬뿍 스페셜 도시락’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미야시로의 불고기 곱창 도시락(¥1,200)
미야시로 선수가 추천한 소불고기가 밥 위를 가득 덮고, 곁에는 곱창과 나물 등 한국식 반찬이 함께 담겨 있다. 특히 곱창은 탱글탱글하고 달짝지근한 양념이 인상적이다. 양도 넉넉해, 마치 고기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다이주의 이탈리안 도시락(¥1,200)
선수가 감수함 도시락 중 유일한 양식 메뉴다. 피자를 좋아하는 사사키 선수가 ‘피자스타일 밥’을 테마로 구성했다. 토마토 소스가 밥에 잘 배어 감칠맛을 내고, 마요네즈가 적당히 더해져 풍미를 살린다. 고기 없이도 충분히 든든해, 여성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모비의 욕심쟁이 도시락(¥1,200)
소고기 카츠밥과 규동이 함께 담긴 파워풀한 구성이다. 밥이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 소식하는 사람이라면 두 끼로 나눠 먹어도 될 정도다. 규동 아래에는 버섯밥이 깔려 있어 맛의 변주를 즐길 수 있다. 모비처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에게 제격이다.

이어 고베의 명물 ‘이스즈 베이커리’가 선보이는 선수 감수 빵도 맛보았다. 1946년 창업 이후 고베 시민의 빵 문화를 책임져온 인기점으로, 아와지야 못지않은 전통을 자랑한다. 이러한 명물 브랜드와 협력하는 모습만 봐도 비셀 고베가 얼마나 지역 사회에 사랑받는 팀인지 느껴진다. 이날은 이스즈 베이커리의 이즈츠 다이스케 사장이 직접 현장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선수가 감수한 빵은 마테우스 투렐 선수의 ‘향긋한 캐러멜 푸딩 프랑스빵’, 이데구치 요스케 선수의 ‘돼지 생강구이 소금빵’, 이데 하루야 선수의 ‘카레 비엔나 소시지 크루와상’, 사카이 고토쿠 선수의 ‘Nuts meets coffee’ 등 네 가지다.

주의할 점은, 노에스타 전 경기에서 항상 판매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구매 전에는 비셀 고베와 이스즈 베이커리 공식 SNS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킥오프 3~4시간 전에는 이미 긴 줄이 생기고, 상품은 순식간에 매진된다. 따라서 경기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구매해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 26일 도쿄 베르디전까지 판매 예정이며, 이후 재판매 여부는 미정)

향긋한 캐러멜 푸딩 프랑스빵(¥400)
프랑스빵 속에 푸딩 크림과 수제 커스터드 크림을 넣고, 캐러멜 소스로 마무리했다. 마테우스 선수의 미소처럼 달콤하다.

돼지 생강구이 소금빵(¥550)
짭조름한 소금빵이 돼지고기 생강구이의 달콤한 풍미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어 경기 후 간식으로도 부담 없다.

카레 비엔나 소시지 크루와상(¥600)
카레빵 같기도 하고, 핫도그 같기도 한 독창적인 메뉴다. 이데 선수의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바삭한 크루아상이 기막힌 조화를 만들어낸다.

Nuts meets coffee(¥450)
‘커피에 어울리는 빵’을 콘셉트로 한 어른 취향의 메뉴다. 3종류의 견과류와 건포도, 아몬드 크림이 어우러져 깊고 쌉쌀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고베의 양조장 ‘open air’와 협업해 만든 오리지널 맥주 ‘Champions’도 판매 중이었다. 이번이 세 번째 시리즈로, 캔 형태의 판매는 노에스타 한정이다.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Champions(¥650)
IPA 특유의 쌉쌀함 속에 과일 향이 어우러져 마시기 좋다. ‘루미노사’와 ‘갤럭시’라는 열대 과일향 홉을 사용해 상큼한 남국의 향을 더했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평소보다 더 신나게 응원하고 싶어진다.

스포츠 관람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주는 존재, 그것이 바로 경기장 먹거리다. 맛있고 즐거운 먹거리를 통해 지역과 팀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어, 팬의 마음은 더욱 깊어진다. 비셀 고베가 강한 이유—그 답은 어쩌면 이러한 세심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EDIT: 요스케 와타나베 (IN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