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를 꿈꾸며 부모 곁을 떠나 매일 스포츠에 전념하는 젊은 선수들을 위한 공간.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팀에 빠질 수 없는 이 기숙사에서, 미래를 짊어질 재능 있는 유망주들은 어떤 공동생활을 하고 있을까. 특별히 허가를 받아, 연습장 인근에 위치한 ‘미키타니 하우스’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훈련 후에 제공되는 영양 가득한 식사는 피로 회복은 물론 체력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싸인 휴식 공간은 선수들의 컨디션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미키타니 하우스’는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성장기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은 어떤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또, 이들을 지원하는 영양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있을까. 그 속에서 드러난 것은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주도성을 키워나가는 비셀 고베의 육성 철학이었다.

연습장 인근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미키타니 하우스’. 2009년 준공 이후 증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약 30명의 유망주 선수들이 함께 생활하는 ‘미키타니 하우스’. 보통 ‘기숙사’라고 하면 엄격한 규칙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은 세세한 제약이 없다. 하루 일정 중 훈련 시간과 식사 시간만 정해져 있을 뿐, 그 외의 시간은 선수들에게 맡겨져 있다. 우라 주조 선수는 “각자가 스스로 생활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아침 6시 반쯤 일어나 샤워와 아침 식사를 합니다. 10시 훈련에 맞춰 9시쯤 기숙사를 나서 일찍 훈련장에 가 스트레칭을 하죠. 부상 예방을 위해 준비와 사후 관리에 시간을 충분히 들입니다. 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이 끝나면 자유 시간으로, 식사와 낮잠을 통해 체력을 회복합니다. 생활을 스스로 조율할 수 있어 편안하지만, 노력하느냐 게을러지느냐는 전적으로 자기 몫입니다. 프로 선수로서 자율적인 생활이 요구되는 환경입니다.” (우라 쥬조 선수)

2004년생, 후쿠오카현 출신. 기숙사에서 가장 깔끔하기로 유명해 방 안까지 공개해 주었다.

우라 선수의 방에 들어가 보니, 정리된 신발장과 가지런히 개켜 놓은 옷에서 평범한 청년의 일상이 엿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과거 비셀 고베에서 활약한 이니에스타와 삼페르 선수의 사인 유니폼이었다. 함께 뛴 톱 선수들의 존재가 큰 자극이 된다고 한다.

“J리그 우승은 선수로서 정말 기뻤지만, 그 순간 경기장에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됩니다.” (우라 주조 선수)

식당에 들어서자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퍼졌다. 성장기 유망주 선수들이 모인 기숙사답게, 간단히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주먹밥이나 바나나 등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세 끼 식사로 하루 4000kcal 이상 섭취할 수 있는 메뉴가 제공된다고 한다. 영양사로서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도 고려하며 메뉴를 구성한다는 미쿠니 씨의 설명이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정도의 연령대라 충분한 양은 먹을 수 있도록 하되, 지방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등 여러 가지로 신경 씁니다. 성장기 남학생들이라 가끔 햄버그스테이크나 카레를 내면 순식간에 사라지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영양을 생각하며 식사하기를 바라며, 저도 선수들과 소통하며 메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미쿠니 씨)

성장기 선수들이기에 스스로 영양에 대한 지식을 쌓고, 강한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영양사로서 큰 보람이 된다.

“기숙사에 들어왔을 때는 작고 여리던 선수가 몇 년 사이 점점 몸이 커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식사가 그들의 활약에 도움이 된다면 정말 기쁘죠.” (미쿠니 씨)

비셀 고베 유스 소속 야마다 카이토 선수는 U-17 일본 대표에도 선정된 수비수지만, 1군 선수들과 비교하면 체격이 다소 가늘다. 현재는 영양사와 상의하며 체중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센터 백은 맞붙었을 때 절대 밀리면 안 되는 포지션입니다.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평소 식사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외식할 때도 영양사에게 음식 사진을 보내 조언을 받고 있습니다.” (야마다 카이토 선수)

2006년생, 효고현 출신. 191cm의 큰 키를 더욱 살리기 위해 현재 체중 증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유스팀 선수라면 많은 팀원과 한 지붕 아래 생활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깊어진다. 이런 환경도 야마다 선수에게는 긍정적이다.

“시험 기간에는 식당에 모여 함께 공부하기도 하고, 쉬는 날에는 영화도 보러 갑니다. 일상생활이 정말 즐겁습니다. 물론 함께 경기를 보는 시간도 있죠. 축구 시간과 개인 시간 모두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또 팀원이자 라이벌이기도 해서 항상 서로 자극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마다 카이토 선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생활 환경과 영양 가득한 식사도, 그것을 축구에 얼마나 살릴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 스스로를 다스리고 자발적으로 노력할 때 비로소 강해질 수 있다. 미키타니 하우스에서 길러지는 것은 바로 이런 높은 프로 의식일지도 모른다. 과연 이곳에서 다음으로 날아오를 선수는 누구일까? 비셀 고베의 보석 같은 선수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TEXT:Kodai Wada

INTERVIEW: Yohsuke Watanabe (IN FOCUS)

PHOTO:Teppei H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