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장기 이탈을 겪은 마치다 루이. 생애 첫 W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던 그녀에게는 좌절할 법한 사건이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다닌 팀 동료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시즌 종반 복귀에 성공하며 리그 제패의 동력이 된 마치다 선수. 오랜 꿈을 이룬 지금, 그녀가 먼저 떠올린 것은 동료들에 대한 감사와 여자 농구계에 대한 진심이었다.

――우선, 개인 첫 W리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요?

“감사합니다. 경기가 끝난 순간, 지금까지 팀과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얼굴이 떠올라 벅찬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레귤러 멤버뿐 아니라 벤치 멤버와 스태프까지 모두 함께 이룬 우승이라 더없이 기뻤습니다.”

――팀 내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즌을 치르며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의식했나요?

“이전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개인 간의 대화는 충분히 해왔습니다. 다만 팀 전체 차원에서도 소통을 강화하고자, 전원이 자주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몇 명씩 식사하며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과정이 팀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이룬 지금, 팀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정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시즌 중 부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빈 자리를 동료들이 메워주는 모습을 보며 팀의 결속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봤기에 반드시 팀에 복귀해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죠. 팀원들에게는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시즌 중 무사히 돌아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BT·테이브스 감독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요?

“오랜 시간 지도해 주셔서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예요. 포인트가드는 사령탑의 포지션이라, 감독의 전술 의도를 팀에 전달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팀에 오래 몸담은 선수로서 감독과 동료들을 잇는 것도 제 역할이라 생각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왔습니다. 물론 감독님도 늘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고, 농구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자주 나눕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대화를 나누나요?

“‘어제는 어떻게 지냈어?’처럼 가벼운 안부부터 시작해요. 정말 사심 없이 편하게 다가오시고, 저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솔직하게 다가가시는 분이라 소통하기 참 쉬운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다 선수는 신장이 큰 편은 아닙니다.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파워나 높이로는 쉽게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스피드를 살린 플레이가 제 강점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것을 늘 의식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신장에서 우위에 있는 상대를 상대로 언제 슛 타이밍을 뺏어야 하는지, 어느 코스로 패스를 넣어야 최단 거리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항상 계산하며 움직입니다.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것’에는 체력적 한계가 없으니까요. 그게 제 방식의 싸움입니다.”

――여자 농구계를 더 크게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느끼나요?

“무엇보다 경기를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대회는 미디어 노출이 많아 활약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죠. 지난해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큰 화제가 된 것처럼, 큰 무대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클리닉 같은 형태로 지역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칠 기회를 만들면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거예요. 저도 플레이뿐 아니라 이벤트 등을 통해 농구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장래에 농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세요.

“체격이나 환경을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몸집이 작기 때문에 가능한 플레이도 많고, 그런 선수가 코트에서 활약하면 그 자체로 눈에 띄고 멋지거든요.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농구를 사랑한다면 끝까지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INTERVIEW: 코다이 와다
PHOTO: 호리 텟페이
EDIT: 요스케 와타나베 (IN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