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타카유키 감독은 2022년 시즌 중반, 세 번째로 비셀 고베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그해 팀은 잔류 경쟁에 휘말리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는 과감한 전술 변화를 단행했고, 2023년 시즌 초반부터 팀은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지만, 라이벌 팀을 제치고 마침내 J리그 첫 우승을 달성했다. 팀을 움직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또한 J리그 챔피언으로 나서는 이번 시즌에는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을까. 시즌 개막 전, 지휘관으로서의 생각을 들어봤다.

——2023년을 돌아보며, 우승이 확정된 순간은 기분은 어떘나요?

그저 눈앞의 경기에 집중하며 매번 최선을 다하다 보니 우승이라는 결과가 따라왔습니다. 우승하면 크게 기뻐하거나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도 않네요. 시즌 내내 선두 경쟁을 이어가며 늘 압박감을 느껴왔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안도감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선수들도 시즌 중 승패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팀 차원에서 의식한 부분이었나요?

‘한 경기, 한 경기’라는 말은 팀 전체의 구호이자 모두가 공유한 마음가짐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임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34경기 모두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물론 승패도 중요하지만, 우리만의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가에도 집착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축구를 했는데 패배했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대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하루하루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시즌에는 전략을 크게 바꾸어 전방 압박과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에 부담은 없었나요?

전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팀이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고, 승리로 이끄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봤습니다. 전술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선수들의 의식이었습니다. 승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싸울 수 있는 팀이 되었죠. 선수들에게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나갈 준비가 되었는가’ 물었더니 모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다면 해보자’고 함께 결심했습니다. 결국 경기를 뛰는 건 선수들이기에, 그들을 동기부여하고 진심으로 임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셀 고베에는 해외 클럽에서 활약한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관리하나요?

확실히 해외 클럽이나 일본 대표팀 주전급 선수들이 많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건 아닙니다. 각자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금의 위치에 오른 선수들이죠. 유럽의 중견 클럽에서는 매 경기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상위권에 오를 수 없습니다. 낯선 환경과 긴장감 속에서 뛰어온 선수들이기에 득점과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선수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플레이하기 때문에,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지도하기가 쉽습니다. 특히 상대의 실수를 순식간에 파고드는 그들의 역습은 정말 수준이 높다고 느낍니다.

——이번 시즌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나요?

우리는 여전히 매 경기에 전력을 다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지난 시즌 우승팀이라는 의식은 크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팀 구성도 큰 변화 없이 기본 베이스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다른 팀들이 우리를 분석해 전략을 세워 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은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한 경기, 한 경기’를 소중히 싸우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타이틀도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독으로서 본인만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감독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분하게 팀을 지휘하며 세세한 지시는 코치진에 맡기는 사람도 있고, 열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직접 호소하며 팀을 이끄는 사람도 있죠. 저는 스스로 책임지고 싶은 타입이라, 각 코치에게 역할을 맡기면서도 팀 전체를 조율하는 부분은 직접 관리합니다. 자연스럽게 맡는 일이 많아지죠. 훈련도 철저히 준비하고 세세하게 점검하고 싶습니다. 다만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세세한 지시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선수들이 다 기억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말은 간단하고 명료할수록 좋습니다. 회의는 철저히 준비하지만, 시간은 짧게 유지합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선수들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가요?

전술이나 지도 방식을 바꿔야 할지 고민될 때도 있지만, 너무 자주 바꾸면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방향은 유지하면서, 같은 메시지를 계속 전달합니다. 저는 축구를 확률의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전술이 가장 승리 확률이 높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전술을 실행했는데 패배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바로 전술을 바꾸는 대신, 꾸준히 반복하며 승리 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이를 위해 선수들에게도 간단명료하게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 시즌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은 뒤, 단번에 골로 연결하는 장면은 비셀 고베만의 매력입니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오사코, 사카이, 무토 같은 베테랑뿐 아니라 사사키 다이주 같은 젊은 선수들도 성장하며 팀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많은 응원 감사합니다. 작년 노에비아 스타디움에서는 매 경기 약 2만 명의 팬이 찾아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가까워, 팬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 시즌도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싸워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비셀 고베는 라이벌 팀들의 집중 견제를 받게 되었다. 부담감은 크지만, 감독의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철학은 변함없다. 국내 리그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하는 2024 시즌.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곧 킥오프 휘슬이 울릴 예정이다.

INTERVIEW : 요스케 와타나베 (IN FOCUS)
TEXT : 와다 코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