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칼럼

축구를 더 좋아하고 싶은 당신에게, 베인 리사가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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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이나 선수에 대해 좀 더 알게 된다면 축구를 훨씬 더 즐길 수 있을 텐데…” 월드컵 때마다 열심히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론 ‘축구를 조금 더 좋아하고 싶다’고 느끼는 당신을 위해, 축구 마니아이자 모델 겸 아티스트인 베인 리사가 용기를 북돋아 준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린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최근 이사한 동네 골목길에서 축구공을 차는 여자아이들을 자주 봐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축구를 해온 저로서는, 그 당시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라 매우 반갑게 느껴집니다.

세 남매 중 막내인 저는 오빠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들어간 여자 축구팀 덕분에 본격적으로 축구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여러 경기를 통해 함께 뛰고 누군가를 응원하는 기쁨을 알게 되면서 축구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죠. 남자아이들과의 경기는 쉽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모든 것이 ‘즐거움’으로 남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7년 동안 제 생활의 중심에는 늘 축구가 있었고, 한동안 멀리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몇 년 전 다시 공을 잡아 지금도 정기적으로 풋살 코트를 누비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제가 꽤 ‘축구 덕후’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해 열렸던 카타르 월드컵도 열심히 응원했어요.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골이 터지는 순간 주변 승객들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한 경기에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축구의 룰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도 축구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뭘까 하고 궁금해졌습니다.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축구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은 ‘협동·신뢰·인내’가 한순간에 집약되는 장면에 있습니다. 특히 일본 축구는 그 매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끝까지 버티다 역습으로 터뜨리는 한 방, 휘슬이 울릴 때까지 쉬지 않고 달리는 선수들, 골 뒤에 터지는 환한 웃음과 아쉬운 눈물까지. 이런 순간들을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선수가 생기고, 그 선수를 응원하는 사이 플레이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그러다 보면 저처럼, 이 스포츠의 매력을 주변에 전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축구를 더 즐기고 싶다면 ‘응원할 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비셀 고베를 응원하고 있으며, 주변에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 팀의 매력은 베테랑과 신인이 조화를 이루어, 경기를 볼 때마다 팀워크가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끈질기게 전방 압박을 이어가다 역습으로 마무리하는 플레이는 앞서 말한 ‘협동·신뢰·인내’를 한눈에 느끼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선수는 신예 이즈미 토야입니다. 그는 2023년 3월 18일 사간 도스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는데, 선배의 패스를 거리낌 없이 밀어 넣는 모습에서 ‘축구의 즐거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후 요시다 감독이 “승리는 11명이 아니라 벤치를 포함한 18명이 함께 쟁취한 것”이라고 말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축구의 매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리사가 축구를 좋아한다니 의외다”라고 말하지만, 저에게는 그런 말이 오히려 영광입니다.
축구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저에게 축구 이야기를 건네는 것은, 그만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죠. 여러분도 축구가 조금 더 궁금해지지 않으셨나요?

베인 리사 @_lisabayne

축구 문화 매거진 〈SHUKYU Magazine〉에 에세이를 연재한 경험이 있는 라이터, 모델, 아티스트, 갤러리 어시스턴트. 장르를 넘나드는 표현 방식을 직접 실험하며,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 유도, 리듬체조도 즐기고 있다. 대학에서는 예술학을 전공했고, 직접 아트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TEXT: LisaBa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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