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는 이제 겨울 스포츠의 대표 종목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슈퍼 키즈’로 불리는 어린 선수들의 활약은 눈에 띈다. 올해 13세인 키타야마 하쿠토는 그 최전선에 선 프로 스노보더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다. 나이라고 얕보면 큰일 난다. 성인들도 놀랄 만한 화려한 라이딩으로 이미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키타야마 선수가 처음 스노보드를 탄 것은 세 살 무렵이다. 아버지 마사키 씨의 영향으로 시작했지만, 곧 혼자서 ‘지브’ 섹션을 타고 키커 점프까지 자연스럽게 해냈다. 그는 슬로프의 상급자들, 그리고 온라인 영상에서 받은 자극을 빠르게 흡수하며 눈에 띄는 속도로 성장했다. “부모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결국 ‘위험하니까 조심해!’같은 말밖에는 할 수 없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 즈음, 키타야마 선수는 이미 “장래에는 프로가 될 것”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있었다.

아버지 마사키 씨가 촬영한 영상.

스노보드를 타지 않을 때의 키타야마 선수는 또래 학생과 다르지 않다.
“학교 가는 건 귀찮지만, 요즘은 조금 재미있어졌어요.”
“영어 수업은 아직 어려워요.”
“장점은… 운동 신경이 좀 좋은 정도?”
“지는 건 정말 싫어요.”
“탁구하고 놀고 싶어요.”
수수한 말투 속에서도, 선수로서의 자각은 뚜렷하게 느껴졌다.

“요즘은 라이딩 전에 꼭 워밍업을 하고, 타고 난 뒤에는 다운까지 챙기고 있어요. 연습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속도’예요. 스피드가 부족하면 점프 거리가 안 나오고, 착지가 흔들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스노보드는 체중과 속도가 밀접하게 연결된 종목인 만큼, 아직 체구가 작은 키타야마 선수에게는 기술적 보완이 필수적이다. 그는 불필요한 브레이크를 줄이고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 퍼포먼스를 끌어내기 위한 연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의 기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사례가 바로 ‘BS 트리플 코크 1440(※)’ 성공이다. 당시 키타야마 선수는 만 12세 2개월로, 이 기술을 성공한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큰 화제를 모았다. 본인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말했지만, 옆에서 아버지 마사키 씨가 “사실 최근 일본 선수(호리고메 소라)가 이 기록을 3개월 더 어린 나이로 갱신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현재 일본 스노보드계가 얼마나 치열한 고레벨 경쟁을 펼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BS 트리플 코크 1440
프런트 사이드(FS)는 정면 방향, 백사이드(BS)는 후면 방향 진입을 의미한다. ‘트리플’은 3회, ‘코크(cork)’는 경사축 회전을 뜻하며, 1440은 360도 × 4회전을 의미한다.
즉 BS 트리플 코크 1440은 후면 진입으로 경사축 3회전과 수평 4회전을 한 번의 점프로 수행하는 초고난도 기술이다.

“존경하는 선수는 하세가와 타이가 군이에요. 라이벌은 비슷한 또래 선수들인데, 도야마현 오프트레이닝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큰 자극이 되고,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요. 장래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사람들에게도 친절한 프로 스노보더가 되고 싶습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키타야마 선수.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불필요한 간섭은 줄이고, 그의 의지를 존중하며 일정한 거리를 지켜주는 것. 이는 코치나 팀메이트가 아닌 ‘부모’이기에 가능한 신뢰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만든 주먹밥은 소금만 뿌려도 진짜 맛있어요.”
“저한테는 조심하라고 하면서, 본인들도 그게 안 지켜질 때가 있어요.”
장난스러운 말투 속에서도 가족 간의 깊은 애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스노보드는 자연을 즐기며 탈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을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끄러지는 것 자체가 순수하게 즐겁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이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싶습니다.”

키타야마 선수는 알고 있다. 지금까지 받아온 응원과 도움을 반드시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것을.
선수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끊임없이 성장해 나갈 그의 앞길이 더욱 기대된다.

PHOTO：Teppei Hori
TEXT：키스케 혼다
EDIT：Yohsuke Watanabe (IN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