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시즌 후반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미드필드에서 비셀 고베의 첫 J리그 우승을 이끈 오기하라 타카히로. 요코하마 F·마리노스 시절에도 정상에 오른 ‘승자의 멘털리티’를 지닌 그는, 그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팀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런던올림픽 출전과 J리그 우승 경력을 가진 오기하라 타카히로. 화려한 이력 뒤에는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2022년 비셀 고베 이적 후에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지만, 그는 묵묵히 훈련을 이어갔다. 그리고 올 시즌 후반, 팀을 이끈 오기하라는 마침내 노력의 결실을 맺으며 챔피언에 올랐다.

――J리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격동의 한 해를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팀의 우승은 정말 기쁘고 우승이라는 건 언제나 특별하다고 느껴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시즌 후반부터 출전 기회를 잡았던 만큼, 팀의 흐름에 힘입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즌 전체를 통해 활약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오기하라 선수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도 J리그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이번 시즌 비셀 고베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하나를 꼽자면 선수 개개인의 의식 수준이 높았다는 점이에요. 경기 준비를 소홀히 하는 일이 전혀 없었고, 그 덕분에 팀 전체가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또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도 컸죠. 경험 많은 선수들이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고, 그 모습을 본 젊은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훈련부터 적극적으로 임했어요. 좋은 선순환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고 느끼시나요?

대표팀이나 해외 클럽 1선에서 활약해온 선수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팀은 비셀 고베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태도나 축구에 임하는 자세, 그리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최고의 환경이에요. 물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 기회를 잡는 선수들이 계속 나온다면, 팀은 더욱 강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우승 후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물론 모두가 우승을 기뻐하고 있지만, 이미 내년 시즌을 바라보는 선수들이 많아 보입니다. ‘더 강해지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는 각자의 마음이 느껴져 팀 분위기가 들뜨지 않습니다. 이것이 비셀 고베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만이 아니라, 과거의 아쉬움을 바탕으로 각자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매일 고민하며 쌓아온 노력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고베 지역도 크게 들떴습니다. 팬들의 응원은 어떻게 느꼈나요?

확실히 큰 힘이 됐습니다. 경기 전부터 ‘오늘은 이길 수 있겠다’고 느끼게 해주는 뜨거운 분위기였어요. 동시에, 팬들과 함께 경기장의 열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올 시즌 홈 경기에는 많은 서포터가 찾아와 우리를 밀어주었고, 내년에는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있기 때문에 원정 경기까지 포함해 지금만큼 많은 팬들이 와준다면 이보다 든든한 것은 없을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syncSPORTS는 다양한 스포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루는 미디어입니다. 오기하라 선수가 생각하는 축구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관중석과 경기장의 거리가 가까워 긴장감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습니다. 특히 비셀 고베의 홈구장인 노에비아 스타디움 고베는 축구 관람에 최적의 환경이라, 한 번 와보면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이번 우승은 축구 팬들과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베 지역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에 관심이 없던 분들에게도 축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기하라 선수의 축구에 임하는 동기는 무엇인가요?

눈앞의 경기를 이기고 싶고,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제 동기입니다. 30대가 되면서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며, 그것이 축구에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팀으로서는 J리그 2연패와 ACL 우승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내내 꾸준히 출전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시즌 내내 활약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는 점이 있나요?

나이가 들면서 특별하거나 새로운 것을 하려 하기보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승 경쟁이나 주전 경쟁으로 인한 압박감도 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동시에 휴식도 중요하기 때문에, 시즌 오프 때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가족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의 과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할 계획입니다.

오기하라 선수는 팀의 우승에 대해 솔직히 기뻐하면서도, 시즌 전체를 통틀어 자신의 퍼포먼스에는 아쉬움을 느꼈다. 프로 생활 1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서고 우승하고 싶다는 끝없는 도전 정신이 엿보였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도전하는 다음 시즌, 한층 진화한 그의 플레이가 기대된다.

INTERVIEW：Yohsuke Watanabe (IN FOCUS)
TEXT：Kodai Wada
PHOTO：Masato Tam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