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WIND AND SEA와 NBA의 협업 컬렉션은 큰 인기를 끌며 어느덧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렇다면, 이 의외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NBA Rakuten·NBA 머천다이징 비즈니스 책임자인 셰프추크 블라디미르(Shevchuk Vladimir) 씨도 함께 자리한 가운데, 이번 기획의 주역인 윈던시 프로듀서 와타나베 사토시 씨에게 제작 배경과 비하인드를 들어보았다. 패션을 통해 NBA의 매력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농구 팬이 생길지도 모른다.

“NBA의 예상 밖 자유로움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디까지 가능할까, 도전할수록 재미가 커졌어요.”

――윈던시가 NBA와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도 와타나베 씨가 ‘농구 덕후’이기 때문인가요?

와타나베: “물론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 농구부였고, 회사에도 농구를 좋아하는 직원이 정말 많습니다.”

블라디미르: “WIND AND SEA에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농구 팬이 정말 많더군요. 2022년 NBA 재팬 게임즈 전에 처음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농구를 사랑하는 젊은 세대가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와타나베: “감사합니다. 그리고 WIND AND SEA는 스트리트 컬처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라,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농구와 특히 친화력이 높았어요.”

――이번 협업 컬렉션의 테마는 무엇인가요?

와타나베: “2000년대 감성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입니다. 제가 초·중학생 시절 접했던 NBA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어요. 특히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1년 NBA 파이널, 레이커스와 식서스의 경기였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의 존재감, 앨런 아이버슨의 패션 감각… 정말 인상적이었죠. 이번 컬렉션에서는 그 시절을 중심으로 스퍼스, 셀틱스, 히트 등 2000년대 우승팀과 연결된 아이템들을 선보였습니다.”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브는 주로 어느 쪽에서 주도하고 있습니까?

블라디미르: “기본적으로 모든 부분은 WIND AND SEA에 맡기고 있습니다. 제품 제작 기술도 뛰어나고, 프로모션 방식에서도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농구와 NBA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신뢰가 갑니다. 저희 NBA Rakuten은 승인 관련 절차 등 지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팀 로고는 사용 제한이 많은 이미지인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와타나베: “생각보다 제약이 거의 없어서 저도 놀랐습니다. 다른 스포츠나 캐릭터와 협업해 본 경험도 있지만, 이 정도로 자유롭게 로고를 쓸 수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저희 크리에이티브를 존중해 주는 느낌입니다.”

블라디미르: “NBA는 시대와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매뉴얼 같은 것을 따로 두지 않습니다. 물론 최소한의 규칙은 있고, 비판적이거나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디자인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글로벌 로고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프로모션 관련 세부 조언도 제공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승인을 받으면 됩니다.”

――지금까지 승인되지 않은 사례가 있나요?

와타나베: “공격적이라 생각되는 디자인도 대부분 승인됐지만, 이전 컬렉션에서 ‘WIND AND SEA’ 글자를 각 팀의 폰트에 맞춰 디자인하고, 이를 팀 로고에 붙인 디자인은 NG가 나왔습니다.”

블라디미르: “WIND AND SEA와의 협업은 일본 내에서만 전개하지만, 해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그 영향력이 해외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또 선수 등번호는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등번호는 선수 관련 지식재산권(IP)이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각 팀의 창단 연도 뒤 두 자리를 넣는 방식으로 조정했습니다.”

“패션을 통해 NBA의 매력을 전하고, 전 세계를 울릴 컬렉션을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진행한 컬렉션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와타나베: “작년 NBA 플레이오프에 맞춰 진행한 협업이 특히 인상 깊습니다. 출전 16개 팀의 승패에 따라 판매 아이템이 결정되는, 아주 대담한 기획이었죠.”

블라디미르: “정말 대단했죠! 모든 팀과 아이템을 다 승인했지만, 일부 디자인은 결국 쓰이지 않았으니까요.”

와타나베: “맞아요. 구매 희망자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팀에 응모하고, 이기면 판매, 지면 응모가 취소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게다가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판매 아이템이 달라, 컬렉션을 완전히 갖추려면 1회전부터 우승까지 모두 예측해야 했죠. 꽤 도전적인 시도였지만, NBA Rakuten이 잘 조율해

준 덕분에 무사히 승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자켓은 플레이오프에서 덴버 너겟츠가 우승했을 때 만든 제품입니다.”
블라디미르: “NBA Rakuten은 영상 중계뿐 아니라, 패션을 통해서도 NBA의 매력을 넓히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WIND AND SEA와의 협업은 매우 가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일본 시장을 겨냥해 NBA 의류를 전개할 때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와타나베: “해외 NBA 제품은 원색 기반의 강한 컬러가 많은데, 우리는 일부러 톤을 낮춰 빈티지한 질감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인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또 사이즈도 일본 체형과 트렌드에 맞춰 조정했습니다.”

블라디미르: “일본에서도 NBA 의류를 원하지만, 체형에 맞는 제품이 없어 포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WIND AND SEA와의 협업은 그런 수요를 채워주는 중요한 프로젝트죠. 게다가 일본식 NBA 패션이 해외에서도 멋지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도 의미가 큽니다.”

와타나베: “이번 컬렉션에서는 셔츠 원단을 사용한 넥타이와 니트 소재의 축구 저지 등, 기존 NBA 제품에는 없던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주로 어떤 연령대가 구매하나요?

와타나베: “윈던시는 30~40대 남성이 주력이지만, NBA 협업 제품은 10~20대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높아 폭넓은 층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씨에게 농구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와타나베: “농구의 매력은 마지막 순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진감에 있습니다. 또 하프타임 쇼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뛰어나죠. NBA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에서 농구가 더 널리 사랑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획이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TEXT：키스케 혼다
PHOTO：Taijun Hiramoto
EDIT：Yohsuke Watanabe (IN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