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편] | 미래를 위해 알아야 할 과거가 있다. 라쿠텐 이글스를 바꾼 그 사람, 그 순간 – 노무라 카츠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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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팀 창단 이후 이어져 온 라쿠텐 이글스의 역사와 문화를 다진 명장, 노무라 가쓰야 감독을 중심으로 되짚어보는 에세이. 후편에서는 그가 키워낸 선수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2013년 염원하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11·3’과, 그 프롤로그가 된 전설적인 ‘10·24’까지 함께 되돌아본다.
노무라 감독은 늘 “에이스와 4번 타자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만나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중에도 초기 라쿠텐 이글스에서 팀의 중심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게 하려 했던 선수가 바로 이와쿠마 히사시였다.
라쿠텐 이글스가 노무라 감독 아래 처음으로 클라이맥스 시리즈(CS)에 진출한 2009년 가을, 이와쿠마는 2013년 첫 우승과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다나카 마사히로에 결코 뒤지지 않는 위압감을 지닌 팀의 중심축이었다.
2008년 이와쿠마는 21승 4패, 평균자책점 1.87, 승률 0.84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투수 3관왕에 올랐다.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세이부 라이온즈가 팀 198홈런을 기록한 ‘타고투저’ 시즌에도, 이와쿠마는 단 3개의 피홈런만 허용했다. 이 놀라운 성적으로 그는 MVP와 사와무라상까지 거머쥐었다. 최종전에서야 간신히 최하위를 면한 팀을 끝까지 든든히 지탱했다.
이듬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일본 대표팀의 사실상 에이스로 활약하며 V2에 기여한 이와쿠마는, 그 피로를 무색하게 하고 시즌에서도 풀가동했다. 라쿠텐 이글스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로 도약했고, 그렇게 맞이한 CS였다.
질주하던 상승세가 멈추고 쓴 패배를 맛본 최종전은 ‘10·24’로 구단 역사에 남았다. 하지만, 이 패배야말로 4년 뒤 ‘11·3’로 이어지는 프롤로그였다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CS 1라운드 1·2차전을 이와쿠마와 다나카, 두 에이스의 완투로 승리로 이끈 뒤, 홈구장 K스타 미야기(현 라쿠텐 모바일 파크 미야기)를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이와쿠마는 당당히 선언했다.
“진심으로 정상에 오르겠습니다.” 늘 냉정하고 차분한 이와쿠마의 한마디에 팬들은 큰 환호로 화답했다.
하지만 일본시리즈로 가는 벽은 높았다. 닛폰햄과의 CS 2차전, 초반 4점 리드를 지킨 채 9회를 맡은 마무리 투수 후쿠모리 카즈오가 악몽 같은 역전 만루 끝내기 홈런으로 무너졌다. 지금도 ‘후쿠모리의 21구’로 회자되는 비극적인 순간이다.
그리고 10월 24일, 일본시리즈 진출에 더 이상 여유가 없는 CS 4차전. 스코어 4-6으로 뒤진 8회 2사 2·3루 상황, 이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등번호 21번이었다.

노무라 감독은 그때까지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구원 투수 이와쿠마’ 카드를 꺼내 들며, ‘에이스와 함께 운명을 걸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타석에는 전날 홈런을 날린 슬레지. 설사 맞더라도 팀 최고의 투수라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틀 전 125구를 완투했음에도, 감독의 지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마운드에 섰다. “어쩌면 역전이 될지도 모른다.” 팀을 끝까지 짊어진 에이스의 각오였다.
하지만 야구의 신은 잔혹했다. 다시 악몽이 찾아왔다. 이와쿠마가 슬레지를 상대로 던진 두 번째 직구가 높게 뜨면서 제대로 맞았다. 3점 홈런이었다.
결국 팀은 패했고, 노무라 감독 체제의 라쿠텐 이글스도 마지막을 맞았다. 경기 후, 이와쿠마는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정상에 오르겠다는 마음은 진심이었는데, 죄송합니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노무라 감독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와쿠마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켜서 미안하다.”
그날 경기 중, 다나카 역시 이와쿠마와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전날 126구 완투 승리를 거둔 상태였지만, 피로에도 불구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가라고 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2선발로 취급되어 출전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 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해의 봄 캠프에서, 다나카는 동료들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 선언했다.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정상은 물론, 이와쿠마 선배에게서 개막 선발 자리를 빼앗아 사와무라상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그해 다나카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19승,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며 사와무라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어 2013년에는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며 팀을 사상 첫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일본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와쿠마의 눈물을 넘어서는 듯한 신들린 투구로 팀을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올렸다.
2013년 11월 3일, 라쿠텐 이글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일본시리즈 7차전. 라쿠텐 이글스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3-0으로 앞선 9회, 다나카를 클로저로 마운드에 올렸다. 전날 6차전에서 160구를 던지고 패전한 등번호 18번은 피로에도 굴하지 않고 강렬한 투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의 승패와 영광을 온몸으로 짊어진 피날레였다.

‘11·3’에서 팀이 거머쥔 영광.
그것은 바로 ‘10·24’에서 눈물을 흘리며 “정상을 잡겠다”고 다짐했던 이와쿠마의 약속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11·3의 환희’.
그 일본시리즈 우승으로부터 벌써 10년이 흘렀다.
라쿠텐 이글스가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 정상을 차지한 장면은 지금도 팬들의 기억 속에 전설로 남아 있다.
다나카가 라쿠텐 이글스를 정상으로 이끈 길.
그 길은 곧 초대 에이스의 뒤를 좇아 스스로를 단련해 온 여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분명 노무라 이즘이었다.
TEXT : 마사유키 킨노
EDIT : 와타나베 요스케 (IN FOCUS)
SPECIAL THANKS : 아베 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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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호쿠 신문 기자
- 콘노 마사유키
1975년 미야기현 시로이시시 출생.
1999년 가호쿠 신문 입사.
2007~2009년 노무라 카츠야 감독 시절,
2016~2018년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 시절 라쿠텐 이글스 담당 기자로 활동.
2023년 1월, 저서 『노무라 카츠야는 도호쿠에서 행복했는가』(도쿠마서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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