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편] 라쿠텐을 변화시킨 명장, 노무라 카츠야 감독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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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 이글스의 연고지 센다이에 본사를 둔 가호쿠 신문의 기자이자,『노무라 가쓰야는 도호쿠에서 행복했는가』의 저자로 알려진 콘노 마사유키가 연재 형식으로 선보이는 에세이 시리즈. 2005년 창단 이후 이어져온 구단의 역사와 문화를, 그 주역들과 함께 되돌아본다. 이 시리즈는 새롭게 라쿠텐 이글스를 알게 될 팬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는 창단 초기 팀의 기틀을 다진 명장, 노무라 가쓰야 감독의 이야기다.
“헹가래를 받으며 죽고 싶어. 선수들이 나를 내려놓고 ‘어라, 감독이 안 움직이네…’ 하고 깨닫는 거지.”
라쿠텐 이글스의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종종 자신의 ‘이상적인 마지막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경기 전 벤치에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던 기자들은 “또 시작이네” 하며 흘려들었지만,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켠에 남았다. 실제로 그는 비틀거리며 걸을 만큼, 일흔넷이라는 나이보다 훨씬 더 늙어 보였다.
예기치 않게 헹가래를 받는 날이 찾아왔다. ‘노무라 라쿠텐’으로서 마지막으로 팬들 앞에 서는 순간, 2009년 10월 24일, 구단 역사상 처음 진출한 클라이맥스 시리즈(CS) 파이널 스테이지의 화려한 무대에서였다. 최종전이 끝난 뒤, 패한 라쿠텐 이글스 선수들과 승리한 닛폰햄의 옛 제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스승을 들어 올렸다. 노무라 감독은 소원을 이룬 듯한 얼굴로, 다섯 차례나 공중으로 날았다. 물론, 그는 살아서 다시 땅에 내려왔다.
노무라 감독은 명선수이자 명감독이다. 1965년, 난카이 호크스에서 전후 첫 3관왕에 올랐고, 감독으로서도 1990년대 야쿠르트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 달성했다. 그가 제창한 ‘생각하는 야구’는 이제 프로야구계의 기본 상식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2023시즌에도 4명의 감독이 그의 제자 출신이었다.
도호쿠에서 4년간,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모이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던 라쿠텐 이글스를 노무라 감독은 점차 개혁해 나갔다.
그의 별명 ‘노무라의 재생 공장’의 대표적 사례가 야마사키 다케시였다. 다른 구단에서 까다롭다고 평가받던 선수였지만, 노무라 감독은 눈높이를 맞추며 그에게 다가갔다. 마음을 연 야마사키는 40대 초반임에도 강타자로서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았다. 2007년에는 홈런과 타점 2관왕을 차지했고, 2009년에는 팀을 CS 진출로 이끄는 리더로 활약했다.
명장 노무라 감독도 감독 생활에는 굴곡이 많았다. 세 번째 구단인 한신 타이거스 시절, 2001년 겨울 그는 야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인 사치요 여사의 불미스러운 사건 여파로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이듬해에는 남몰래 뇌종양을 앓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금 재생의 무대를 맞이한 곳은 바로 도호쿠였다. 2005년 가을, 창단 2년 차를 맞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특유의 유머를 담아 이렇게 말했다. “고생이라는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속마음은 분명 기뻤을 것이다.
그 마지막은 CS 이후의 퇴임이었다.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었지만, 노무라 감독은 유임을 원했다. “일본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세를 탄다면, 한 번 더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네.”
그러나 결국 그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퇴임 직전 나는 감독의 푸념을 들었다.
“가호쿠 신문을 내 편으로 만들지 못했어.”
그 말은 ‘나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주길 바란 것이다’라는 뜻이었을까. 그 말은 가슴 한켠에 남은 채 10년 넘게 나와 함께했다. 그리고 2022년 가을, 나는『노무라 가쓰야는 도호쿠에서 행복했는가』(도쿠마서점)를 집필하며 비로소 그의 진심을 알게 됐다. 유족이 들려준 한 가지 비밀이 모든 것을 밝혀주었다.
노무라 감독은 해리성 대동맥류라는 중병을 안고 감독을 맡았다. 야쿠르트 감독에 취임한 1989년 가을부터 쭉 이어진 일이었다. 자칫 넘어지면 충격으로 대동맥이 터질 위험까지 있었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헹가래도 위험하다고 의사에게 들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감독이 무사히 퇴임해 안심했죠.”
유족의 설명을 듣고, 나는 말문을 잃었다. 라쿠텐 이글스 퇴임까지 20년 동안, ‘몸 안의 폭탄’을 안은 채 명장으로 올라선 그의 집념을 깨달았다.
“헹가래를 받으며 죽고 싶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노무라 감독은 각오를 품고 도호쿠로 향했던 것이다.
그리고 노무라 감독은 2020년 2월 11일, 병을 숨긴 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헹가래를 받을 때, 제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너희도 나처럼 목숨 걸고 야구하라. 야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
2009년 10월 24일, 노무라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서 2013년 일본시리즈 우승의 ‘출발점’이 숨어 있을 줄은 그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TEXT : 마사유키 킨노
EDIT : 와타나베 요스케 (IN FOCUS)
SPECIAL THANKS : 아베 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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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호쿠 신문 기자
- 콘노 마사유키
1975년 미야기현 시라시시 출생. 1999년 가호쿠 신문사에 입사.
2007~2009년 노무라 가쓰야 감독 시절과 2016~2018년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 시절, 라쿠텐 이글스의 담당 기자.
2023년 1월에는 저서 『노무라 카츠야는 도호쿠에서 행복했는가』(도쿠마서점)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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