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NBA 재팬 게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맞붙은 워싱턴 위저즈의 공식 슈퍼 팬으로 알려진 MQ. SNS에 꾸준히 올린 팬아트가 구단의 인정을 받으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선수들과의 만남까지 성사됐다. 그야말로 ‘농구판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 내려간 MQ가, 자신에게 ‘덕질’이 안겨준 특별한 기쁨을 전했다.

제가 NBA에 빠져든 건 대학 시절인 2015년이었습니다. 선배가 보여준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서 워싱턴 위저즈의 존 월에게 매료됐고, 그 순간부터 위저즈 경기와 선수들의 소식을 쫓는 일상이 시작됐습니다.

경기를 보고 선수들의 SNS를 확인하다가 존 월의 파트너 브래들리 빌이라는 또 다른 ‘최애’도 알게 됐어요. 2018년엔 NBA 전용 계정을 만들어, 인상적인 순간을 일러스트로 그려 올리기 시작했죠. 중·고등학교 때는 농구, 대학에선 그림에만 몰두했는데, 대학에 와서 ‘새롭게 몰입할 무언가’를 찾고 싶었고, 그게 바로 NBA였던 거예요.

위저즈를 제대로 응원하자고 마음먹었을 땐, 팀이 동부 상위권 잠재력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존 월이나 브래들리 빌의 잦은 부상 탓에 성적이 아쉬웠어요. 그래도 두 선수가 함께 뛸 땐 강해질 거라 믿었고, 그 순간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팀 전체에 애정이 커져 결국 떠날 수 없게 됐습니다. 인디 밴드나 신인 아이돌을 응원하는 기분과 비슷했죠.

그래서 2020년 존 월이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을 때 정말 충격이었고, 많이 울었어요. 부상에서 돌아온 빌과의 호흡과 하치무라 루이 합류를 기대했기 때문이죠. 아직 아쉬움은 남지만, 그 일을 계기로 ‘월이 떠나도 위저즈를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건강하게 뛰는 모습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빌은 입단 당시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이 잦았어요. 하지만 점점 성장하며, 존 월이 시즌 전체를 쉬었을 때는 누구보다 리더십을 발휘했죠. 최근엔 팀 상황에 맞춰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팀을 이끄는 모습이 정말 응원하고 싶게 만듭니다. 제 일러스트도 보고 ‘이게 바로 아트다’, ‘정말 잘 그렸다’고 해주셔서 더 좋아하게 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팬 활동은 작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NBA 재팬 게임’이에요. 위저즈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맞대결에서 굿즈와 디지털 콘텐츠용 일러스트를 제공하고, 선수들이 머무는 호텔에도 작품을 전시했죠. 준비 과정부터 본행사까지 계속 인생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어요. 특히 호텔에서 브래들리 빌을 만났을 땐 눈물이 터졌고, 경기장에서도 감격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치무라 루이가 LA 레이커스로 이적하면서 위저즈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위저즈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사랑하고 응원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MQ로서 활동하며 많은 위저즈 팬들과도 만나 함께 응원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선수들의 성장과 멋진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올 시즌 위저즈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야쿠모 학원에서 3년간 농구를 한 뒤 재수를 거쳐 도쿄예술대학에 진학했어요. 주변에서는 ‘대단하다’고 하지만, 농구와 그림 모두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아 컴플렉스를 느꼈죠. 그때 NBA를 접하고, 노력으로 꿈을 이루는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큰 용기를 얻었어요. 농구와 그림을 결합하면 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그동안 몰두해온 농구(스포츠)와 아트를 연결시키면서, 이 두 분야의 거리를 더 좁히고 싶어요. NBA는 원래 아트, 패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와 친화적인 세계잖아요. 일본에서 이를 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제 존재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NBA는 해외 리그라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도 처음엔 ‘컨퍼런스가 뭐지?’ ‘팀이 몇 개야?’ 수준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앱으로 어디서든 실시간 경기를 보고, SNS에서 하이라이트 영상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선수들이 개인 SNS에 평소 공개하지 않는 사생활이나 운동 모습도 공유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시즌 전체를 살펴보고, 관심 있는 팀이나 선수를 SNS로 팔로우하면 누구나 NBA에 빠질 수 있을 거예요.”

MQ가 아티스트 ‘MQ’로서 처음으로 정성 들여 그린 존 월. 종이가 닳도록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완성했다고 한다.

SNS 계정에서 ‘MQ의 그림’을 알아봐주던 시절의 시리즈로, 브래들리 빌이 ‘이게 바로 아트다’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위저스의 협력으로 도쿄와 도쿠시마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약 500명의 NBA 팬이 방문했다.

2022년 NBA 재팬 게임 개최에 맞춰 위저스가 공개한 홍보 이미지의 아트워크.

일본 게임에서 브래들리 빌은 MQ가 건넨 그림을 들고 다니며 ‘계속 가지고 다니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하는 ‘DUB’ 포즈.

일본 게임에서 사용된 SNS 그래픽.

2022년 12월 현지에서 경기를 관람할 때, 팀의 배려로 존 월을 만나 그림에 사인을 받았다.

만화 ‘나의 NBA’에 그린 한 컷.